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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인이란 사람의 생각/TV/드라마/책

<레미제라블>, 우리에게 무엇을 주는가.


레미제라블 (2012)

Les Miserables 
8.2
감독
톰 후퍼
출연
휴 잭맨, 러셀 크로우, 아만다 사이프리드, 앤 해서웨이, 헬레나 본햄 카터
정보
드라마, 뮤지컬 | 영국 | 158 분 | 2012-12-18
글쓴이 평점  


-스포주의- 본 글은 영화를 보시거나 원작 내용을 알고 있는 분들이 읽는 게 정신 건강 상 이롭습니다. -


<레미제라블>은 실패한 혁명이다. 그것도 아주 처참히 실패한 혁명. 여기서 문득 나는 광주 민주화 운동이 생각났다. 


4.19 혁명 이후 우리네 삶은 나아지지 않았다. 그 나아지지 않은 삶 속에서 5.16 군사 쿠데타를 통해 박정희 대통령이 나타났다. 박정희 대통령은 우리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었고, 당장 먹고 살 수 있는 쌀과 일자리를 주었다. 먹고 살 정도가 되자 우리는 자유를 원했고, 박정희 대통령은 유신 개헌을 통해 억누르려고 했다. 12.12사태를 통해 박정희 대통령이 서거하자 민중들은 민주주의를 꿈꿨다. 그 꿈이 전두환에 의해 짓밟히려 하자 광주 민주화 운동이 일어났고, 아시다시피 광주의 꿈은 처참히 짓밟혔다. 그 짓밟힌 꿈을 민중들은 조금씩 조금씩 키우며 여러 사람들에게 나누어갔고 6월 민주항쟁을 통해 꿈을 이뤄냈다.


위의 배경에 몇 가지 단어를 바꾸면 <레미제라블>의 내용이 완성된다. 물론 영화 속에서는 실패까지만 나오고 끝나지만 그 이후 프랑스는 또 한차례의 혁명을 통해 완전한 자유를 얻게 된다.


이 영화가 2013년 대한민국에서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인가. 단순히 휴 잭맨하고 러셀 크로우가 연기를 잘해서? 아만다 사이프리다가 너무나 노래를 잘 부르고 앤 해서웨이가 자신의 감정을 우리에게 잘 전달해줘서?


물론 영화에 있어 위의 요소가 필수적이긴 하다. 허나 절대적은 아니다. <7광구>에서 아무리 안성기씨가 연기를 잘했다 하더라도 영화 자체가 시사하는 바가 없다면 죽은 영화다.


우리네가 이렇게 이 영화에 열광하는 건, 우리의 혁명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실패했더라도 결국엔 다시 일어설 걸 알고 있기 때문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