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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인이란 사람의 생각/정치/사회

정치라는 마약

군 입대 전, 지난 몇년 간. 나는 봉사활동에 어느 정도 시간을 보냈었다. 요즘 널리 회자되고 있는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인 이준석씨가 하는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에서 정교사로, 혹은 부교사로써 나름대로 의미있는 활동들을 했었다.


이 때, 난 처음으로 이준석씨를 만났다.


굉장히 올바른 사람이였고, 판단력이 뛰어나며 추진력도 있었다. 문제의 본질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는데도 상당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구성원들간의 구심점이 되어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을 발전시키는데 지대한 공헌을 한 인물이라는 점에는 구성원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허나, 어느 순간 부터 규모가 커지다 보니 독단적인 부분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교육장 대표 임명부터 시작해서 영어교육과정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도 그의 독단은 들어났고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의 기본 생각이였던 "수평적 관계"는 점점 "수직적 관계"로 변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구성원들간의 공간이고 놀이터이자 의견 공유의 장인 베이스 캠프로 신규 선생님이 들어오기 힘들어 진 것도 이러한 분위기 때문은 아니였을까 생각해 본다.


각설하고, 이러한 분위기의 변화로 인해 처음에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을 기획하고 뜻을 모았던 사람들은 이준석씨한테 반박도 해보고 토론의 시간도 가지고 했지만 많은 변화를 실질적으로 가지진 못했던 것 같다.


난 군 입대 때문에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 활동을 그만 두었다. 교육에 대한 피로감도 있었지만, 그 부분 보단 군 입대가 실질적인 문제였었다. 군 생활 도중 이준석씨의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 선출"이란 기사를 봤다. 나는 아차 싶었다. 그 전부터 임태희 대통령 실장이 교육장에 찾아오는 일들이 있었지만, 그가 정계에 진출할 거라곤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결국 일은 그렇게 풀려갔다.


뉴스에 이 소식이 뜨자 구성원들은 당황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정치 중립성"이 깨지는 것이 아니냐는 두려움이였다. 그러자 그는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 구성원들에게 공지를 했다.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에게 피해가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이다.


그는 직접적으로나 간접적으로도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을 언급한 적은 없었다. 허나 언론은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을 그와 연관시켰고 단체는 순식간에 우파 단체로 둔갑되었다. 대외적으로 알려져 새로운 학생 수급이나 선생님들의 참여가 활발해졌지만, 우파 단체라는 딱지는 쉽게 떨어질 것 같지는 않다.


그가 정치에 입문 한뒤  발언을 하기 시작하면서, 과거의 발언들까지 샅샅이 세상에 공개되었다. 상당히 강한 어조였던 그의 말들은 호사가들의 입에 내리올랐고, 그에 대한 험담은 그를 알고 있던 사람들을 안타깝게 하였다.


그런데 그를 보았을 때 나는 그가 이 상황을 즐기고 있다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많은 언론의 관심의 대상이 되고, 그러한 관심이 그에게는 마약처럼 작용한 것이 아닌가 싶었다.


그는 지금도 보수를 대표하는 아이콘으로써, 정치적인 발언을 서슴치 않는다. 그가 공인이 되어버린 이상 그의 정치적인 발언은 항상 이야기 거리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는 정치라는 마약을 시작했고, 끊을 수 없게 되었다.


정치라는 마약에 손을 댄 그는 언제쯤 정치로 부터 자유롭게 될 수 있을까?